본문 바로가기

Memo

서울옥션 - 소믈리에가 읽어주는 아트레이블 와인

12월은 와인의 달인가?! 지난 떼루아 아울렛 방문에 이어, 미리 신청해둔 원데이 와인 강의를 듣기 위해 서울옥션 강남센터를 방문했다. 서울옥션은 국내 3군데가 있는데 본사는 평창동에, 그리고 강의가 열리는 강남센터는 압구정에, 나머지 한 군데는 부산에 있다. 

 

 

ㅇ 서울옥션 : https://www.seoulauction.com

 

SeoulAuction

미술품,경매,작품,미술,근현대,고미술,와인,보석,구매,판매,위탁

www.seoulauction.com

저녁을 먹고 가느라 조금 늦었더니 이미 강의는 시작한 상태였다. 강사는 에드워드권의 랩24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으신 유상선 소믈리에님이셨다. 

 

강의는 몇 가지 와인에 대한 기본 상식을, 키워드를 통해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빈티지, 소믈리에, 떼루아, 테이스팅, 코르키 와인과 와인 맛 표현 시 혼동하기 쉬운 것들에 대한 것이었다. 특히, 소믈리에는 식당에서 와인에 대한 것들을 총괄해 관리하는 사람이지 감별사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 

 

이어 와인의 역사와 명산지, 그 중에서도 프랑스의 지역별 와인에 대한 설명 그리고 1855 파리 만국박람회 당시 생겨난 그랑 크뤼(Grand Crus Classes en 1855) 1등급 5군데 중 하나에 속하는, '샤토 무통 로칠드'의 와인 라벨이 소개되었다. 

 

ㅇ 샤토 무통 로칠드 라벨 페이지 : https://www.chateau-mouton-rothschild.com/label-art/discover-the-artwork

 

Mouton Rothschild - Paintings for the labels

Annette Messager 2017 More William Kentridge 2016 More Gerhard Richter 2015 More David Hockney 2014 More Lee Ufan 2013 More Miquel Barceló 2012 More Rougemont 2011 More Jeff Koons 2010 More Anish Kapoor 2009 More Xu Lei 2008 More Bernar Venet 2007 More Luc

www.chateau-mouton-rothschild.com

각 빈티지마다 라벨 디자인을 달리하는데, 그 라벨을 제작한 작가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같이 기재되어 있다. 일부러 이것들을 모으는 수집가가 있을 정도라고 한다. 재력 ㅎㄷㄷ 홈페이지에 올라온 라벨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1946 위고, 1947 꼬토, 1948 마리 로랑생, 1955 조르쥬 브라크, 1958 살바도르 달리, 1964 헨리 무어, 1969 후안 미로, 1970 마르크 샤갈, 1971 바실리, 1973 파블로 피카소, 1975 앤디 워홀 등 당대 유명 작가들이 라벨 제작에 참여하였고, 최근에는 제프 쿤스, 데이비드 호크니 등도 제작에 참여하였다. 라벨 제작비와 관련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모든 작가들은 그 해 제작에 참여한 빈티지의 샤토 무통 로칠드 5박스와, 작가가 선택한 빈티지 5박스를 보수로 받았고 아무도 거절한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흥미로웠던 것이, 이 샤토 무통 로칠드의 2013년 빈티지가, 2019년 10월 20억 7천만원에 작품 낙찰가를 기록하신(이 작품은 다른 작품이다) 이우환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한붓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디자인도 심플하고 색상도 예뻐 역대 라벨들 중에서도 돋보였다. 마침 강의장에도 유사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았는데 멀리서 보았을 때와 달리 물감의 질감이 두텁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이어서 오늘 시음하게 될 아트레이블 와인 3가지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그 첫 번째가,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작가가 협업한 'E. Guigal Hermitage Rouge 2014'이다. 프랑스 론 지방에서 생산된 100% Syrah 품종의 레드 와인이다. vivino.com에서 열심 찾아봤는데 해당 라벨이 안 떠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신세계 L&B 측에서 기획한 아트 와인 3종 중 하나였다. (http://shinsegae-lnb.com/about/mediaView?id=139) 한정 물량이 국내에만 유통된 것 같다. 기사를 보면서 나머지 2종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한번 구입해 볼까...? 일단산것부터마시라능

 

 

 

두 번째 와인은 고영훈 작가가 디자인한 'Miner Family Winery Stagecoach Vineyard Cabernet Sauvignon 2016'이다. 미국 나파밸리 지역 와이너리에서 제조된 레드 와인이다. Cabernet Sauvignon, Petit Verdot, Malbec 품종으로 만들어졌다.  

사실 고영훈 작가는 처음 접한 작가였는데, 역시나 전시장 한 쪽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극사실주의 작가로 오랜 시간 돌을 주제로 하여 많은 작품을 그리셨다고 한다. 극사실주의라 하니 관련 강의도 수강했던 똥손이라 상처만 남은 시간 만큼 관심이 간다. 

마지막은 'Da Vinci Brunello di Montalcino 2013'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Head of Leda>라는 작품을 넣은 제품이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몬탈치아노 지방에 위치한 와이너리로, 산지오베제 단일 품종으로 제작되었다. 

 

시음은 소믈리에님이 직접 와인을 따라 주셨는데, 블라인드 테스팅(?)으로 진행되었다. 라벨을 철저히 가린 상태에서, 각기 맛의 차이를 느껴보고 각 특성이 잘 드러나고 있는지를 직접 체험해보고자 하는 의도였던 것 같다. 결과는? 와알못이라 틀렸다^^ 갈길이멀어 ㅠㅠ 그래도 준비된 치즈, 살라미도 너무 맛나고 와인과 잘 어울려서 그저 즐거운 시간이었다 해야 하나. 

 

시음하는 법도 색을 보고, 흔들기 전 아로마를 맡으며 포도 품종을 유추해보고, 흔들어서 부케도 느껴 보고 와인의 맛, 탄닌감, 알코올 도수, 산도와 그외 느껴지는 과일향, 오크향 등의 특색을 확인하며 단계별로 배워서 좋았다. 와인이 가진 산미는 마시자마자 느껴지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는데, 넘긴 뒤 침샘에서 분비되는 정도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특히 탄닌감의 경우 세 와인이 느껴지는 타이밍이 달랐는데 특히 이탈리아의 산지오베제로 만들어진 와인은 다른 두 와인에 비해 뒤늦은 탄닌감이 매우 독특하게 느껴지는 와인이었다. 

돌아와서 와인 테이스팅 관련해 검색하다 와인폴리라는 꽤 유명한 사이트를 알았는데 매우 유용한 듯. 각 와인 생산지에 대한 지도와 푸드 페어링, 와인 특성에 대한 도표가 인테리어로 활용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예쁜 굿즈로 판매되고도 있다. 2016년 국내에서도 책이 발간되기도 했다. 또사게?

 

ㅇ 와인폴리 : https://winefolly.com

 

Wine Folly | Learn about Wine

Wine Folly is the best place to learn about wine. Browse our visual wine compendium or our playful weekly articles. Start your wine education today.

winefolly.com

블라인드 시음 당시 내 입에 유난히 짜게 느껴지는 와인이 있어 소믈리에님에 질문드려 보았다. 나는 그 광물의 맛이 쉬라 본래의 맛이라 착각했는데 정작 그 와인은 나파밸리의 까베르네 소비뇽 품종이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것은 포도 품종 고유의 맛이 아니라 자라난 환경, '떼루아'에 의한 것이라는 것. 바닷가에서부터 날아와 묻은 포도껍질의 염분이 제조시 같이 들어갔거나, 포도밭 자체에 미네랄이 많이 포함되어 그런 맛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한다. 또 와인 맛을 느끼는 개개인의 차이도 커서 내가 짠 맛을 좀 세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고. 무튼 참 많은 걸 배웠다. 기존 와인강의에서 무언가 한 걸음을 더 나가게 해준 그런 느낌? 맛난 와인과 라벨의 조합 그리고 대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유익하고도 즐거운 그런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