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즈음해서 돌아오는 주말을 어찌 보낼까, 하다가 마침 <이타미 준의 바다>를 상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래는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를 가서 볼까 했는데, 굳이 극장에 가지 않아도 같은 가격에 네이버에서 다운받을 수 있었기에 핸드폰으로 감상했다.
이타미 준은 예명으로, 재일동포 건축가인 유동룡 선생에 대한 작품을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2011년 작고한 그는 일본과 한국에 걸쳐 여러 작품을 남겼고, 그중 다수를 제주도에 가면 볼 수 있다.
ㅇ 네이버 다운로드 :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5149
이타미 준의 바다
자연과 시간의 결이 깃든 건축을 선물했던 재일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경계에서 길을 만든 그...
movie.naver.com
영상을 보면 볼수록, 건축가의 작품들을 직접 가서 보고싶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본격 비오토피아 관광 낚시 영상 여름휴가차 제주도를 다녀 온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런 것들이 존재하는지 전혀 모르고 돌아왔던 것이다. '어머 이건 가야해!'를 외치며 빠른 추진력으로 친구를 꼬셔 바로 가을 제주 여행을 계획, 2박 3일의 일정으로 다녀왔다.
ㅇ 포도 호텔
- 홈페이지 : https://www.thepinx.co.kr/podo/web/index.px
PODO HOTEL - The Pinx
Stay in Extraordinary 건축·예술·온천, 특별함에 머물다
www.thepinx.co.kr
- 1박에 40여만원 가까이 하는 금액의 압박으로 1박만 숙박했지만 그럴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위에서 올려다 보았을 때 포도송이 모양이라 하여 포도 호텔이라 하였다고 한다. 근처의 오름에 오르면 호텔 전체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한다. 골프클럽을 끼고 있어서 골프를 치러 와서 묵는 사람들도 있는 듯했다.
- 호텔인 동시에 건축가의 작품이기에, 큰 미술작품 안에 머무는 경험이므로 이곳저곳 아름답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호텔 투숙시 4시에 호텔 간단 투어를 진행한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참여하지는 못했다.
- 각 객실마다 private 한 발코니가 제공된다고 하는데, 내가 머물렀던 곳은 레스토랑과 마주하고 있어서 객실에서 나서면 보일만한 곳이긴 했다. 아마도 반대쪽 객실이 외부로부터 확실하게 숨겨져있지 않을까 싶다. 또 객실 욕조에 온천수가 나오는 듯했는데 사용해보진 않았다.
- 호텔 조식은 메뉴를 별도로 주문하는 형식이며, 간이 세지 않은 깔끔한 한식이 제공된다.
ㅇ 본태박물관
- 홈페이지 : http://www.bontemuseum.com
본태박물관 - 홈페이지
www.bontemuseum.com
- 일본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건축을 보러 가는 것에 더불어 쿠사마 야요이, 백남준 등 아티스트의 작품까지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그런가 입장료가 다소 비쌌다.
- 비오토피아 투어 시간에 쫓겨 약간 다급하게 보고 나와서 아쉬웠다. 충분히 여유롭게 시간을 들여 감상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자연과 건축의 어우러짐, 현대미술 뿐 아니라 제주 향토의 유물들도 전시되어 있다.
- 비오토피아 투어 버스가 출발하는 디아넥스호텔 주차장 바로 옆에 위치하기 때문에, 비오토피아 투어 전후로 관람하기 좋은 듯하다.
ㅇ 비오토피아 레스토랑
- 홈페이지 : https://www.thepinx.co.kr/biotopia/web/restaurant.px
레스토랑 - PINX BIOTOPIA
포도호텔의 시그니처 --> 팬프라잉 흑돼지 목살 스테이크 청정 제주의 흑돼지로 선보이는 새로운 개념의 스테이크 코스요리입니다. 흑돼지 고유의 풍부한 육즙과 새콤달콤한 하와이안 소스의 조화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www.thepinx.co.kr
- 비오토피아 주거단지의 관리사무소(?)쯤 되는 건물 안에 위치해있는 레스토랑이다. 그래서 외부인으로써 출입하려면 미리 전화해서 레스토랑 이용객임을 밝히고 입구에서 예약 시간과 이름을 말하고 들어가야 한다. 삼엄한경비
- 포도호텔 레스토랑과 조금 헷갈렸는데 두 곳은 완전 다른 곳에 위치해 있다. 포도호텔 레스토랑은 우동이 유명하다고 한다. 이곳 지역 레스토랑들은 기본 가격이 3만원 대로 비싼 편이다.
- 이런 곳엔 누가 밥을 먹으러 오는걸까? 궁금해하면서 들어가는데 주차장에 서 있는 롤스로이스가 대신 답을 해주는 것 같았다.
- 내부는 역시 통유리로 되어 프레임을 통해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게끔 설계되어 있다.
ㅇ 비오토피아 박물관 투어
- 홈페이지 : https://www.biotopiamuseum.co.kr:5010/biotopia/web/index.px
비오토피아 수풍석박물관
비오토피아 수풍석박물관 소개 및 예약
www.biotopiamuseum.co.kr:5010
- 이타미 준의 '수/풍/석' 박물관을 둘러보는 투어로, 미리 예약을 하고 가야한다. 투어버스를 타고 비오토피아 내부에 들어가게 되며, 실제 거주지역이기도 하기에 그런 곳들은 사진촬영을 자제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 제주의 아름다운 경관에 고요하게 머물 수 있는 조용한 동네였다. 동네 안 공원에 건축 작품이 있는 셈이다.
- 맨 처음 석 박물관, 그리고 풍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영상을 통해 보던 것들을, 실제로 보고 느끼는 순간이다. 아쉽게도 이날은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풍 박물관이 내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 석 박물관 옆의 두손박물관 역시 재정비중이라 관람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 투어 형식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긴 했지만, 인원수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라 고요한 느낌의 사진을 찍는 것이 가능했다.
- 투어 도중 박물관 이동 경로에 있는 공원을 도보로 걷는 코스가 있는데, 아름답게 잘 정돈되어 있었고 서양의 유화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마치 캐나다나 영국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공원의 끝은 수 박물관과 연결되어 있었다. 수 박물관 투어를 마치고 버스를 타려는 즈음 해서 갑자기 비가 내렸다. 날이 아주 맑은 것은 아니라 아쉽긴 했지만 비구름 사이를 뚫고 나온 옅은 햇빛아래 박물관의 느낌도 나름 좋았다.
ㅇ 방주교회
- 홈페이지 : http://www.bangjuchurch.org/index.php
재단법인방주
www.bangjuchurch.org
- 비오토피아 단지를 나서면 근처에 있는, 실제로 교회로 운영되고 있는 건물이다. 역시 이타미 준의 작품으로, 누구에게나 개방된 곳이기에 평일 낮임에도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물론 나도 질세라 관광객의 예를 다하고자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 '우리동네 교회가 이렇게 생겼더라면 없던 신앙심도 생겼을 텐데....' 이것이 내가 종교가 없는 이유이다. 이곳에서 매주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은 왠지 행복할 것 같았다.
- 사진으로 다시 보아도 너무나 멋진 건축물들을 몰아서 보았다. 아름다운 건축과 제주의 풍경이 어우러져 제대로 눈호강을 했지 싶다. 이렇게 눈이 높아져버린 부작용으로 인해 나는 이후 대한민국 top 5안에 드는 모 아파트의 한강뷰를 보고도 '생각보다는 별로군...'이라는 망언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 무튼, 한 번쯤 가볼만 한(사실 여력이 되면 또 가고 싶어요 ㅠㅠ) 그런 좋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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