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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cetra

[Youtube] 뒤늦게 재미를 붙인.

ㅇ 유튜브가 우리나라에서도 핫한지는 꽤 되었고 유튜버라는 직업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도 몇년이 흐른 시점 같다만 나는 최근에서야 그 재미를 알기 시작했다. 아재의친구이모~80년대생이지나간다?! 처음에는 게임방송, 먹방 혹은 단순히 자극적인 행동을 통해 구독자를 늘리고자 하는 사람들만 있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루는 분야가 다양해진건지 아니면 내가 이제서야 안 건진 모르지만 아무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해서 보게 된다. 

 

ㅇ 처음에는 영화 간편 소개 등으로 흥미 위주로 보다가 해외거주, 어학, 과학, 해외약사 등으로 점점 분야가 넓어져 갔다. 정확히 어떻게 알고리즘이 굴러가나는 모르겠지만, 내가 재미있어할 만한 영상들을 슬금슬금 띄워주는 것 같다. 인상깊게 본 몇가지를 써본다. 

 

# 1. Emily mit Ypsilon 

- 독일에서 유학중인 30살 처자의 이야기. 일단 독일어로 말할 때 너무너무 매력있다. 이거슨여자가봐도 ㅠㅠ  20대 중반에 유학을 가서, 3년 반 만에 유창한 독일어를 구사하는 것을 보면 타고난 언어 감각이 있는 것 같다. 학원 한달 반 다니다 때려친 독일어 무실력자로써 내가 남의 실력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독일인들조차 인정하는 것을 보면 수준이 상당한 모양. 부럽다.

 - 독일어를 단순히 유창하는 것 뿐 아니라 타고난 묘한 매력이 있다. 독일어로 말할 때의 발음이나 억양이 너무 멋지다. 영상도 신경쓰지 않은 듯하면서 세련되고, 그런 동시에 의외로 털털하기도 하다. 영상을 계속 보다 보면 '나도 배울래 독일어!' '나도 가볼래 독일!' 하게 된다. 

 - 올린 영상 중에서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되는 영상은 첫 번째로 보게 된(알수없는알고리즘을 통한 유튭의추천) 영상이기도 하다. 이 정도면 거의 단편 작품 수준인 듯. 

 ☞ (독일어) 나 자신과의 인터뷰: 정체성, 자아비판, 아웃사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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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는 변호사 

 - 고대 법대를 나와서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군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40대 변호사님이다. 아이들 셋을 키우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처음 영상을 보면서는 싱글녀일거라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가정도 이루고 계신 분이라 또 놀랐다.(아마 짧은 머리와 힘있는 말투 때문에 멋대로 미혼일거라 넘겨짚었나보다;) 워킹맘의한계는어디까지인가!  사법고시 준비 경험을 토대로 공부방법에 대해 이야기해주기도 하고, 우울증을 겪었던 경험으로 그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 돌아서면 까먹고, 공부했는데 왜 모르지? 하면서 자책의 악순환을 겪고 있는 나에게 변호사님의 공부법 관련 영상은 도움이 되었다. 물론 그 영상대로 실천하기위해서는 긴 인내와 성실함과 의지가 필요하겠지만. 한번 참고해서 다시 정비해볼 생각이다. 

 - 그 외에도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겪은 많은 경험과 그것을 겪으며 느낀 이야기들을 시청자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풀어낸다. 그러면서 신기하게도 꼰대 같은 느낌을 주진 않는다. 지금 보니 공부방법 외에도 흥미로워보이는 영상들이 많이 보이는데, 출퇴근하면서 틈틈이 챙겨봐야겠다. 야호~

 

# 3. Arty and Banana아티엔바나나

 - 해외경험 일절 없이 국내에서 영어를 습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영어권 국가에 체류하며 경험한 것들과 영어공부 팁을 공유해주는 르네(별칭 바나나) 그리고 그녀의 프랑스인 남자친구 아티의 공동 채널이다.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고, 최근에는 EBS까지 진출해서 영어 강의를 하고 있었다. 워낙 활동적이고 광범위하게 움직이는지라 많지 않은 나이에 에피소드가 무궁무진하다.

 - 꼭 영어 학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엄청나게 임팩트가 있는 내용이 아니더라도 소소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풀어낸다. 이야기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는데 올리는 영상 길이들도 만만치 않다. 30~40분가량의 길이인데, 두 시간이었던 것을 편집한 것이란다. 두 시간 이상 말하고 나면 충전이 필요한 나는 절대 따라할 수 없는 엄청난 에너지의 소유자이다. 별 이야기 아닌데도 '언니 있잖아요, 제가 전에요~' 하면서 운을 띄우고 끊임없이 떠들떠들하는 그런 아는 동생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고보니누군가떠오르는듯?

 - 아무튼 그런 특징이 이 채널의 매력이다. 여행을 빼고 해외체류는 해본 적도 없고 할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의 간접경험, 그리고 활달함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인 나로서는 정 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외국에서 겪는 체험담을 듣는 대리만족이랄까. 그리고 영어공부에도 도움이 되니까 유익함도 갖췄다. 영상들이 긴 편이지만 어느새 끝까지 다 보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 4. 임형록 글로벌 경제 매트릭스

 - 한양대 교수로 재직중인 임형록 교수님의 매주 브리핑 영상이 업로드된다. 경제를 알아야 하지 않나 싶어 들었던 '경제의 신과 함께' 팟캐스트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말투도 목소리도 너무나 독특했고 '나는 다 알고 있다, 알기 쉽게 설명해주마'하는 듯한 자신감 넘치는 태도도 매력적이었다. 독보적포스 팟캐스트 출연시마다 시간은 부족하고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은 많은데 게스트로서의 한계를 느꼈는지, 따로 개인 유튜브를 시작하였다. 

 -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매주 올라오는 영상의 첫 편이고, 별도로 도서를 구매(총 5권)한 구독자에 한해 나머지 편을 볼 수 있다. <글로벌 경제 매트릭스> 도서 역시 시중에서는 구매가 불가하고, 유튜브 공지글을 통해 별도 구매해야 한다. 초기부터 구독을 했던지라 처음에 신청해서 일찍 도서를 받아볼 수 있었다. 도서 가격은 좀 비싼 편이다. 과거에 시중에 발간된 것도 있는데 분량이 훨씬 적고, e-book 버전으로만 구매가 가능하다. (물론 책 수집가라 이것도 가지고 있다;;)

 - 도서 내용은 현재 국제 정세와 그에 따른 경제의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기초적인, 그러나 절대 나에게는 기초가 아닌 내용들로 가득하다. 보통 경제서라 하면 현재의 시스템만 뚝 떼어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 시스템이 현재의 형태로 형성되기까지 알아야 할 과거 역사의 과정들을 대한민국에 살고있는 일반 독자들이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것이 느껴진다. '단순히 경제에 국한하지 않고, 인문을 알고 역사를 알고, 철학, 예술, 천문지리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 영상에서도 늘 강조하는 교수님의 이야기이고 책도 그러한 내용을 담았다. 또 영상에 직접 그린 그림을 배경으로, 가끔 자작곡을 깔아 주시기도 하는 등 매력이 많은 분이지 싶다. 

 - 영상은 도서를 읽고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현 시점에서의 흐름에 대한 다양한 시그널을 가지고, 추론해보는 방식이다. 유튜브 활동 기간은 일단 올해 말까지로 정해진 상태이다. 이런저런 일들로 잠시 책과 유튜브 시청을 소홀히 했는데, 다시 열심히 들어야겠다. 

 

# 5. 조승연의 탐구생활

- 조승연 작가의 유튜브. 영화나 드라마 컨텐츠, 화폐, 해외 혹은 국내 장소 등 생활속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로부터 그 너머의 인문학적 이야기들을 엮어 들려준다. 지난 7월부터 오마이스쿨 홈페이지에 개설된 조승연 작가님 강의를 통합으로 들었던 이유인지, 영상마다 관련 강의가 떠오르면서 서로 연결점을 찾는 재미가 있다. 

 - 유튜브 채널 초창기부터 보기 시작해서 작가님과 댓글로 소통하는 것 또한 재미였는데 점점 구독자수가 늘어나면서 이제 어려워질 것 같은 느낌. 역시유명인 주 2회 영상이 업로드되기에, 지금 보니 생각보다 많은 개수의 영상이 쌓여있다. 그리고 늘 그렇듯 영상 하나하나 유익하고 재미있다. 업로드해주는 영상들만 챙겨보아도 지식이 꽤 늘어날 것만 같다. 영상 길이는 비교적 짧은 편인데, 그 안에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핵심내용이 잘 압축되어 있어 알차다. 

 - 쨌든 조승연작가님 강의나 영상의 큰 장점은 자칫 노잼일 이야기를 재밌게 전달해준다는 것인 듯하다. 지식이란걸 단순히 내가 많이 알고만 있어서도 안 되고, 전달하는 방법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지도 고민해야 하면서, 이 이야기를 누가 들을 것인지, 그리고 지금 '시점'에 내가 이 이야기를 꺼내면 잘 먹힐지 등 상당히 다각도로 고민을 하고 준비한다는 것을 여러 영상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타고난 말솜씨도 있겠지만 이런 노력이 지금의 그를 만든 것 같다. 간간이 섞는 유우머도 재밌다! 팬심폭발

 - 뉴욕 관련 책을 집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책이 나오면 싸인받으러 강의장 출동 해야겠다~ 고고~ 담달엔 또 어떤 강의가 있을지 넘나 기대기대+_+

 

# 6. 김찬용의 아싸티븨

 - 최근 갔었던 <야수파 걸작전>에서 만난 도슨트님. 관련해서 검색을 하다 유튜브 검색이 되어 바로 구독하였다. 사실 구독하고 많이 챙겨보진 못했다. 최근 방송을 잠시 쉬셨던 것 같기도 하다. 

 - 유익한 포인트는, 현 시점에서 한국에서 하는 전시에 대한 소개를 받기가 수월하다. 무슨 전시 보러가지? 하고 굳이 찾지 않더라도 구독만 하면 알아서 자동으로 가볼만한 전시를 추천해주기 때문이다. 

 - 현재 하고있는 전시 소개 중에 <매그넘 인 파리>가 있었고 조승연 작가 역시 인스타에 전시 방문 사진을 올렸던데, 시간 되면 얼른 들러봐야겠다. 

 

# 7. Parisiang TV

 - 요 며칠 완전 빠져서 보고있다. 위에 '에밀리 밋 윕실론' 채널을 보다가 프랑스어로 방송하는 한국인은 없나 검색해서 발견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교포인데 그래서 그런지 한국말 자막이 종종 틀려있는 것이 발견된다. 한국말은 유창하고 자막도 보기에 무리는 없는지라 살짝씩 틀려주는 맞춤법은 애교 정도로 봐주고 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불어를 매우 잘 한다. 프랑스어 공부 해야지 하고 보는데 현지인의 연음폭격은 불어 무실력자의 귀를 사정없이 강타한다 ㅠㅠ. 그래도 친절하게 프랑스어 자막도 같이 넣어주고 있다. 

 - 댓글을 보면 프랑스어로 쓴 글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보아 프랑스 구독자들도 꽤 되는 듯.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현지 사람들일 것이라 혼자 넘겨짚었다. 소재는 주로 대체로 한국과 프랑스가 서로 다른 점, 한국 구독자 상대로 프랑스에 관광 올 때의 팁, K-Pop 등으로 한국사람인 나에게 매우 흥미있는 소재들이었다.

 -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부분은 개그 코드다. 젊은이?(정확히 몇 살인지는 모르겠는데 꽤 동안인듯)가 노래도 잘 하고, 편집도 재밌게 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이 보기좋다. 사적으로 알고 지내도 재미있을 스타일인듯. 

 - 그리고 '프랑스'라고 하지 않는다. '프항스'. r의 진수 ㅎ

 

ㅇ 핸드폰으로만 계속 보다가 최근 TV와 연결해서 미러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큰 화면으로 유튜브를 즐겨볼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 (밖에 안 나갈듯) 조만간 넷플릭스도 구독 시작해서 올 겨울 지루하지 않게 보내야겠다. 이렇게월동준비완료?!